Sur l´eau

분노의 절정에서 명상하자.

Sur l´eau 2012. 5. 17. 08:13

가수 강산에의 노래를 듣다보면, 그의 목소리로 인해 속이 시원해짐을 느낀다. 어제 한 신문에서 그의 인터뷰 기사를 읽어 보니, 그의 목소리만큼이나 그의 생각도 시원시원했다. 그 기사를 발췌해 여기에 옮겨 본다.

 

 

// "나는 누구인가, 자유는 무엇인가, 평화란 무엇인가와 같은 생각에 빠져 있었다. 이러한 고민과 혼란 속에서 어느 날 사막으로 여행을 갔는데, 거기서 '내가 여기서 뭐 하고 있지?'라는 아주 본질적인 질문을 나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질문을 시작으로 '나는 어디서 왔나,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힘들어하는 것은 무엇인가' 등에 관해 끊임없이 물으며, 나를 누르고 있던 것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공연이 우리 사회 분노를 증폭시키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우리 사회 공연의 현장은 때려서 폭력적인 것이 아니라 분위기가 폭력적이다. 분노로부터 시작해 사고를 닫아버리고 적을 만드는 행동은 위험하다. 자꾸 우리들의 마음을 분노로 쪼개버리는 일은 아무리 명분이 좋다 하더라도 동조하기 힘든 것 같다. 분노는 보편적으로 저항은 예술적으로 해야 한다"라고 한다. [...]

 

"내가 '분노는 보편적으로 저항은 예술적으로'라고 이야기한 이유는 아마 공연의 분위기가 선동으로 이어지는 것이 싫다는 것에서 나온 이야기일 거다. 간디 선생님처럼 '비폭력'을 실천하고 싶다는 수준은 아니어도 아마 그것에 근원 했을 것이다. '분노의 절정에서 명상하라'는 말이 있는데, 한 지인께서 부처의 이야기를 내게 전해준 것이다. 처음에는 그 뜻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었는데 마음 한편에 이 말이 늘 남아 있었던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이 말을 전하고 있었다. 분노라는 감정이 생길 때 호흡 한 번 더 하고 왜 화났는가를 침착하게 잘 관찰하라는 뜻이다. 내가 왜 화를 내는지도 모르고 열 받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분노를 찬찬히 들여다보며 그 원인이 무엇인지 살피면 그를 전달하거나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을 아는 지혜가 생길 것이다." [......]

 

"우연히 미국의 여류 화가인 그랜마 모지스(Grandma Moses)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감동을 받았다. 이 분은 일흔 살이 넘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분이었다. 남편을 여의고 자식들을 다 성장시킨 후에 자수를 놓으며 평범하게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관절염이 왔다. 더 이상 자수를 놓기 힘들어지자 딸은 엄마에게 '그림을 그려보는 것은 어떻겠느냐'며 이젤을 갖다 주었다. 그러면서 이분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어느 날 어떤 사람이 지나가다가 그녀의 그림을 보고 사갔다. 그 그림이 뉴욕에서 전시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그녀의 그림이 크리스마스 시즌만 되면 나오는 카드와 연하장에 찍혀 나올 정도까지 되었다. 그때 한 토크쇼에 나온 모지스에게 MC가 "앞으로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는 청년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라고 하니, 뭐라고 했는지 아는가? 굉장히 쿨하게 "그냥 그리세요"라고 했다.(웃음) 자기는 그냥 그렸을 뿐이라면서 말이다. MC는 그분의 노하우, 유명한 화가가 되는 왕도를 시청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물어봤겠지만 그분은 그냥 그리라고 말했다."

"모든 일에 있어서 'how to'는 자기가 찾는 것이라 생각한다. 삶도 마찬가지다. 누가 어떻게 살라고 말해줄 수가 없다. 개인마다 부모님께 물려받은 유전자도 다르고 각자가 처한 상황이 다르고 거기에 따르는 선택 또한 각각 다르다. 인생은 사막을 걷는 것과 같다. 사막에는 길이 없다. 가보니 진짜 길을 닦아놓지 않았더라.(웃음) 거기서는 내가 가는 길이 곧 길이 되더라. 물만 있으면 되더라.(웃음) 그 물이 예술일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나 인생의 목표일 수도 있다. 나에게 물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 꿈 혹은 그 무언가를 가지고 사막에서 어떻게 살 것인지 스스로 찾아야 한다. 그러면서 나도 누군가에게는 물이 되어줄 수도 있을 것이다.(웃음)"

 

출처: http://ipm.hallym.ac.kr/?mid=interview&page=1&document_srl=14761

// 그럼 강산에 노래 한 번 들어 볼까? http://www.youtube.com/watch?v=vwNfbPxaJXc

http://www.youtube.com/watch?v=ibtr6bxjyHA&feature=related

 

 

http://www.spiegel.de/unispiegel/studium/daenische-studentin-mit-luxussorgen-das-geld-ist-nicht-genug-a-81189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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