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첫날,
아파트 승강기 앞에서 유치원생 두 꼬마녀석들이 주고받던 말들,
날 당황스럽게 만들었다고 했지?
어제 밤엔 혼자 산책했어.
이곳은 주위가 대부분 시멘트로 치장되어 있지.
텁텁한 공기는 나를 약간 숨막히게까지 해.
비가 와도 흙냄새를 맡을 수가 없어.
학원에서 과외수업을 마친
중학생쯤 돼 보이는 소녀를 엄마가 마중나온 것 같았어.
그들의 대화를 본의아니게 엿듣게 됐지.
마중 나온 엄마는 안중에도 없고,
마냥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던 소녀는 갑자기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어.
길거리에서 큰 목소리로,
“동영상 개재밌어. 완전 개재밌어.”
그러더니 갑자기, “ㅈ나 어이없다”.
처음엔 내 귀를 의심했어.
그런 나를 알아채기라도 한 듯,
다시 한 번, “ㅈ나 어이없다”
귀여운 소녀의 입에서!
그것도 바로 옆에 엄마를 두고서!!
괜한 짐승의 이름과 비속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을 수 있다니!!!
나를 더욱 황당하게 만든 건 그 소녀의 엄마였어.
무표정한 얼굴로 팔짱끼고 걷다 하는 한마디,
“핸드폰 그만하고, 오늘 푼 수학문제 한 번 더 생각해봐”
Ach, 요지경 세상이로쇠!
"Scheisse egal?"
노래: 신신애
II: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라
잘난 사람 잘난대로 살고 못난 사람 못난대로 산다
야이야이 야들아 ~ 내 말좀 들어라 ~
여기도 짜가 ~ 저기도 짜가 ~ 짜가가 판친다 ~
인생살면 7, 80년 화살같이 속히 간다
정신 차려라 ~ 요지경에 빠진다 ~
싱글벙글 싱글벙글 도련님세상
방실방실 방실방실 아가씨세상
영감상투 삐뚤어지고 할멈신발 도망갔네 ~
어허 ~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라 ~
잘난사람 잘난대로 살고 못난사람은 못난대로 산다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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