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 l´eau

瑤池鏡

Sur l´eau 2012. 5. 4. 09:55

귀국 첫날,

아파트 승강기 앞에서 유치원생 두 꼬마녀석들이 주고받던 말들,

날 당황스럽게 만들었다고 했지?

 

어제 밤엔 혼자 산책했어.

이곳은 주위가 대부분 시멘트로 치장되어 있지.

텁텁한 공기는 나를 약간 숨막히게까지 해.

비가 와도 흙냄새를 맡을 수가 없어.

 

학원에서 과외수업을 마친

중학생쯤 돼 보이는 소녀를 엄마가 마중나온 것 같았어.

그들의 대화를 본의아니게 엿듣게 됐지.

 

마중 나온 엄마는 안중에도 없고,

마냥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던 소녀는 갑자기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어.

길거리에서 큰 목소리로,

 

동영상 개재밌어. 완전 개재밌어.”

그러더니 갑자기, ㅈ나 어이없다”.

 

처음엔 내 귀를 의심했어.

그런 나를 알아채기라도 한 듯,

다시 한 번, “ㅈ나 어이없다

 

귀여운 소녀의 입에서!

그것도 바로 옆에 엄마를 두고서!!

괜한 짐승의 이름과 비속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을 수 있다니!!!

 

나를 더욱 황당하게 만든 건 그 소녀의 엄마였어.

무표정한 얼굴로 팔짱끼고 걷다 하는 한마디,

 

핸드폰 그만하고, 오늘 푼 수학문제 한 번 더 생각해봐

 

Ach, 요지경 세상이로쇠!

"Scheisse egal?"

 

노래: 신신애

 

II: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라
잘난 사람 잘난대로 살고 못난 사람 못난대로 산다
야이야이 야들아 ~ 내 말좀 들어라 ~
여기도 짜가 ~ 저기도 짜가 ~ 짜가가 판친다 ~
인생살면 7, 80년 화살같이 속히 간다
정신 차려라 ~ 요지경에 빠진다 ~
싱글벙글 싱글벙글 도련님세상
방실방실 방실방실 아가씨세상
영감상투 삐뚤어지고 할멈신발 도망갔네 ~
어허 ~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라 ~
잘난사람 잘난대로 살고 못난사람은 못난대로 산다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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